📚🐱 청과시장을 지키는 새벽고양이

2023. 11. 21.

📚🐱 청과시장을 지키는 새벽고양이

유어디깅플레이스 뉴스레터 #6 2023. 11. 22

영등포 청과시장을 아시나요? 밤이 되면 영업을 시작하는 청과시장의 낮은 더없이 조용합니다. 차분한 오후의 청과시장을 지키는 독립서점 '새고서림'에서 책을 읽다보면 따뜻한 햇볕과 차분한 분위기에 빠져드는데요. 에디터들은 매력적인 책들이 가득한 공간, 새고서림에 다녀왔습니다.

📍 새고서림 / @saego_seorim

/ 청과시장 안 새벽고양이, 독립서점 새고서림

👀 안녕하세요! 매장과 대표님 소개 부탁 드립니다.

👉 새고서림은 대형 서점에서 볼 수 없는 독립 출판물을 주로 다루는 책방이에요. 저는 새고서림과 도서출판 새벽고양이라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최수민입니다.

새벽고양이는 ‘새벽’ 감성과 자유분방한 ‘고양이’를 합쳐서 자유롭게 감성을 담아 책을 만드는 출판사이고요. 새고서림은 새벽고양이가 좋아하는 책들이 가득한 곳이라는 뜻이에요.

👀 매장 곳곳에 고양이의 사진이 있어요. 새벽고양이의 모델인가요?

👉 네. 신림에서 책방을 운영하던 당시 상가에서 임시보호 하던 새끼 고양이가 다칠 뻔한 것을 구해서 보호해준 적이 있어요. 이를 계기로 입양하게 된 아이가 ‘새벽이’라는 고양이입니다. 예전에는 책방에 출근도 했는데, 요즘은 집에서 모델로만 활동하고 있어요.

👀 신림을 떠나 영등포에 자리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신림종합상가에서 1년 반 정도 영업을 하다가, 재건축 문제로 퇴거를 했어요. 그 후 여기에 저렴한 매물이 나와 우연히 발걸음을 하게 되었고요. 이 공간의 창문을 열어두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순간이 평화로워서 좋았어요. 그 때 들렸던 새소리 조차도 편안하게 느껴져서, "여기인가?" 하고 매장을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 신림과 영등포 상권의 차이가 있다면요?

👉 영등포는 동네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럼에도 느꼈던 두가지 특징은 교통과 레트로함이에요. 일단 영등포가 교통이 너무 편리해서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들도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청과시장 근처엔 특히 옛날 건물들이 많아서 도시에 손때가 묻은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특징적인건 밤 9시부터 아침까지 도매시장이 열리다보니 낮에는 정말 조용하고 평화로워요. 책방하기 딱 좋은 곳인것 같아요.

👀 독립서적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공감성'이요. 독립 출판물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때에, 서울대입구에 간판도 없는 책방(살롱드북)이 있다고 해서 갔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죠. 처음 보는 책들이 가득하고, 책의 모든 문장들이 다 내 이야기처럼 공감되는게 큰 매력이었어요. 그리고 작가가 직접 글도 쓰고 디자인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표현의 자유가 높은 것도 독특한 매력인 것 같아요.

👀 독립서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저는 독립출판을 먼저 시작한 후 독립서점을 오픈하게 되었어요. 회사 생활로 힘들었던 시기에, (앞서 언급한) 살롱드북 책방에 주말마다 가서 책맥(*책과 맥주)을 했어요. 그때 책방 사장님이 "서른이 되기 전에 책을 내보는 게 어떠냐"는 질문을 던져주셨고, 그 때 기록해두었던 글들로 책을 쓰게 되었어요. 책 출간을 위해 ISBN을 받으려면 출판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출판사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방은 코로나 시기에 오픈했어요. 원룸 방에서 회사와 출판사 일을 병행하긴 힘들었거든요. 작업실로도, 손님들과 소통할 수도 있는 공간을 찾다가 신림종합상가의 5평 공간에서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책방 오픈 후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시고, 책을 매개로 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아서 즐겁게 활동했던 것 같습니다.

👀 24시간 오픈하는 무인 책방의 컨셉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 북페어가 워낙 많아서 지방에 내려가거나 매장을 비우게 될 일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1일 책방지기를 인스타그램에서 구해보기도 했는데, 매번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아서 무인 책방을 시험삼아 시도했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생각보다 책을 많이 구매하시고, 운영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니 새벽에 찾아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저도 서점 밖에서 활동하기 더 자유롭고, 손님들도 편하게 이용해주시니 좋은 것 같아요.

👀 독립서적은 어떤 프로세스로 입점하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 입점 경로는 다양해요. 출판을 하며 알게 된 작가님들의 책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입고하기도 하고요. 서류 정보를 보내주시면 제가 관심가는 책들을 다루게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무인책방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다양한 경험을 위해 큐레이션도 준비했어요. 새고서림은 독립 출판물을 접하는 허들이 낮은 책방이기 때문에, 읽기 쉽고 가벼운 책들 위주로 입고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형태나 소재가 독특한 책들을 좋아해서 ‘주머니시’나 ‘통장 모양의 책’처럼 독창성이 있는 책들을 우선적으로 입고하는 편이에요.

👀 비밀 책장, 유서 등의 큐레이션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 모든 아이디어들은 제가 보고 경험한 것들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요. 여행을 가도 해외의 책방에서 책들을 많이 접하고, 아이디어들을 담아둬요. 그렇게 계속 경험치를 쌓아가면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섞이기도, 발전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혼자 일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하고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어서, 손님들이 어떤 큐레이션을 선호하시는지 반응을 보고 개선을 하거나, 변주를 주는 편입니다.

👀 현재 작가이자 북클럽장이자 책방지기라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계십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일본팀과 함께 구상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어요. 일본과 한국 책방 투어를 통해 독립 출판에 대한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책방에서 진행하는 모임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손님들이 이 곳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성으로 단행본을 여러 명의 작가 분들과 함께 만들어 보거나, 원고 투고를 받는 등의 일들도 계획을 해 보려고 합니다.

🎟️ 영등포 구민들의 공연예술 공간, 영등포 아트홀 : 11월엔 빨간머리 앤을 보러오세요.

영등포구에서 운영하는 복합 문화예술공간인 영등포 아트홀은 영등포구청역과 영등포시장역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영등포 경찰서 바로 옆, 영등포 구민회관 건물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영등포 아트홀은 영등포 행정의 중심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 개관한 이래 영등포 문화 예술를 이끌어나간 곳이에요.

영등포 아트홀은 발레, 오페라, 뮤지컬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첨단무대시설을 갖춘 공연장과 지하 1층 지상 3층까지 약 500석에 이르는 객석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가 끝난 올해 영등포 아트홀에선 사계절 기획공연 시리즈 Q를 포함, 루루섬의 비밀, 오페라 페스타, 영화음악 콘서트, 최백호 콘서트까지 열리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공연들로 영등포 구민들의 문화생활을 풍족하게 만들었습니다.

2층의 다목적 전시실에서는 전시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영등포구 관내 도서관들에서 진행하는 북 큐레이션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쉼터와 카페도 있어 공연 전 아트홀에 와서 책을 읽으며 쉴 수도 있고, 여유롭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등포 아트홀에선 매주 화요일마다 연극과 희극을 읽으며 작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인 화요희극회, 인문학 토크가 열리고 있는데요. 관심있는 프로그램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거에요!

11월 말 영등포 아트홀에선 우리를 동심의 세계로 데려가 줄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 뮤지컬 앤(ANNE)이 무대에 오릅니다. 이번 공연은 영등포구 주민은 30% 할인, 수험생은 5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다가오는 연말을 맞아 공연 보러 영등포 아트홀을 찾아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 영등포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후원 멤버십을 구독할 경우 영등포 기획공연 공연 초대권 4매, 선예매 혜택, 40%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있으니 문화예술을 즐기는 분들은 영등포 후원멤버십 포커스에 가입하는 것도 추천드려요!

🎨 영등포 아트홀 정보

- 위치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596

- 주차 : 평일 09:00-18:00 이용가능, 공연시 운영시간 조정

(10분 : 300원, 최초 30분 무료, 공연 관람시 4시간에 3,000원)

👍 에디터 Pick! 청과시장 색다른 히든 플레이스 : 만천 곤충박물관

영등포 청과시장 사거리에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오래된 곤충 표본 전문가가 운영하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만천 곤충박물관은 약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재개발로 인해 현 위치로 이사한 것을 제외하고는 늘 영등포를 지키며 전 세계 곤충들의 표본들을 만들어온 곳입니다. 만천 박물관에 가보면 수없이 쌓인 박스들과 곤충표본들의 향연에 과연 이곳이 박물관인가?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마치 미로처럼 쌓인 박스들과 벽면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는 곤충들의 표본은 박물관이라기 보단 어느 연금술사의 공방 같기도 하니까요.

갈수록 궁금증이 더해지는 이 공간에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곳을 운영하시는 대표님께서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생태 박물관, 전시공간에 사용될 곤충 표본들을 만들어 납품하는 작업공간이기 때문인데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곤충들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는데, 심지어 살아있는 곤충들도 있었어요. 직접 채집을 했던 적도 있지만 이제 오래된 만큼 규모가 커져 대부분 수입곤충과 의뢰로 곤충 표본을 만들고 계신다고 하는데요. 여기에선 주로 수입한 건조 상태의 곤충을 약물 처리해 연화작업 후 생동감 있게 표본을 제작하는 작업을 하고 곤충 마니아들에게 소매 판매도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