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것에 도전해 본 적 있으신가요? 에디터인 저에겐 한복을 입고 다녀온 배낭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출근길 버스에 올라 스치듯 떠오른 생각 하나. 한복을 입고 바이칼 호수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그날부터 돈을 모아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떠났던 도전은 지금도 인생 최고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이번 뉴스레터의 주인공도 마음속 간직하던 꿈을 이루기 위해 한번도 와본 적 없는 영등포에서 도전을 결심한 멋진 청년 대표님입니다. 신길동 우신초등학교 맞은편 언덕 골목길, 감미로운 음악과 커피로 맞이해주는동네 레코드 카페 톤LP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톤 : 안녕하세요. 저는 29살 이현석이라고 합니다. LP카페 톤은 다른 카페들에 비해 LP가 많진 않지만 완전 제 취향으로만 담은 LP들이 있는 동네 레코드 카페입니다.
👀 카페를 오픈하기 전에는 강원도에서 직업군인을 했다고 하셨는데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톤 : 제가 직업군인 할 때 근무지가 최전방이었는데 거기가 유독 훈련도 많고 작업 같은 것도 많아서 항상 작업할 때 스피커를 들고 다녔어요. 제가 노래 듣는 걸 좋아하니까 일할 때 노래 들으면서 하고, 군인 친구들도 매일 저한테 형 노래가 너무 좋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LP를 모으기 시작했고 전역하고나서 그게 뭐가 될지는 몰랐지만 노래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LP를 하나둘씩 모으다 보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모았던 레코드랑 합쳐서 해볼만 하겠는데?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고 바로 시작한 건 아니고 전역 후에 1년 동안 준비해서 차린 공간입니다.
👀 :그럼 신길동에 오픈을 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톤 : 처음에 발품을 엄청 돌아다녔죠. 맨 처음에 봤던 곳이 마포구인데 제가 처음에 알아보던 원하는 입지가 대로변 상가보다 약간 오르막길에 있는 조그마한 사랑방 같은 느낌을 원했어요. 근데 이제 그런 동네는 많았지만 여기에 딱 오니까 나무로 된 창틀이 바로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만약에 저 창틀이 없었으면 여기 아마 안 했을걸요?
톤 : 저는 여기 내부 공사가 되어있던 것도 그렇지만 이런 거는 아예 안 보고 바깥 분위기만 봤습니다. 여기를 부동산 분들이 어떻게 소개를 해주셨냐면 문을 다 열고 그때 날도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한 10월이었는데 그냥 그 느낌이 너무 좋았거든요. 여기서 노래 들으면 진짜 좋겟다. 또 제가 노래랑 좀 많이 연관 짓는 편이라서요.
👀: 노래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LP가 맨 처음 LP였는지 궁금한데요?
톤 : 아마 변진섭 선생님 LP였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 나요. 제가 지금은 팝을 엄청 모으는데 처음엔 국내 음반으로 시작을 했거든요. 지금은 이제 팝으로만 항상 사고 있고 처음 시작은 아마 변진섭 선생님의 LP였습니다.
👀. LP 카페라는 공간이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고 여기 와서 음악을 들어볼까? 하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 그러면 그럴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오면 될까요?
톤 : LP 들으러 오시는 분들 딱 들어오시면 제가 먼저 물어봐요. 어떤 노래 좋아하시느냐 이런 식으로. 그러면 거기에 맞게 노래를 틀어드리거나 또 LP에 없는 노래 틀어드리는 것도 좋아하고 제가 그냥 좋아하는 노래들로 이렇게 추천해 드리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막 LP를 몰라도 크게 상관없어요. 몰라도 그냥 제가 LP가 없는 노래도 그냥 추천해드리기 때문에.
👀. 그럼 완전 노래 오마카세 같은 느낌이네요?
톤 : 오 네 완전 그런 느낌이에요. 근데 그거에 대한 피드백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요즘에는 또 LP 틀어드린 처음에는 막 올 때부터 이제 바로 LP를 틀어드리거나 그랬는데 그게 아니라 요즘에는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로도 틀어드려요. 근데 또 그 이미지가 있어요. 그 손님에 대해 어떤 노래 좋아할 것 같다라는 느낌도 약간 맞더라고요. 대부분 그런 느낌이 맞더라고요.
👀 그럼 요새 가장 좋아하시는 음악 한 곡 추천해주신다면?
톤 : 요즘에 제가 듣는 거는 이제 모르셔도 그냥 말씀드릴게요. 톤 스티스의 미스 캘리포니아를 좋아합니다.
👀. 좋아하는 가수가 그 톤 스티스 그분이시면
그 이름에서 가게 명칭을 따 오신건가요?
가게 이름을 왜 톤이냐고 물어보면 가수 톤 스티스에서 따왔다고 말씀드리기도 하고 이제 다양한 사람들이 여기 와서 이제 어울릴 수 있게 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말하는 거다. 라고 두 가지 의미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매장에 많이 계시는 입장에서 어떤 시간대를 가장 좋아하시는지,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 두가지를 말해주세요!
톤 : 저는 항상 오픈 때, 오픈 하면 바로 이런 커피 기기부터 트는 게 아니라 스피커부터 연결해요. 스피커 연결하고 노래를 먼저 그날 분위기에 맞춰 틀고 이제 준비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오픈 시간대.
톤 : 그리고 좋아하는 공간은 제가 항상 많이 있는 창가 쪽이요. 이 자리를 제일 많이 있기도 하고 사람들도 제일 많이 보이니까 노래에 맞춰서 사람들 지나가는 걸 보면 항상 보던 분들이긴 한데 그날 느낌들이 다 달라요.
👀. 가게 인스타도 봤는데 손님들 사진도 많이 올라오고 되게 친하신 것 같아요.
혹시 손님들과 관련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으세요?
톤 : 네 제가 작년 2023년 11월 1일에 딱 오픈을 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단골분들보다 멀리서 온 분들이 더 기억에 남아요. 저희 카페 톤 소개도 인스타 소개 보면 그냥 동네 레코드 카페인데 이런 그냥 동네 레코드 카페를 멀리서 검색해서 찾아오시는 분들 보면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진짜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죠.
톤 : 최근에 함양에서 오신 손님이 오셔가지고 그래서 제가 물었어요. 고3 학생이었던 분인데 너무 신기해서 정말 여기 오시려고 오신 거냐 했는데 맨 처음에 행선지가 여기였다길래 되게 신기 하더라고요. 노래 좋아해서 여기 왔다고 하는데 여기가 뭐라고 함양 에서 첫 행선지를 여기로 찾아 왔나 감사하죠.
톤 : 그런데 두분(에디터)은 레코드 좋아하세요? 아 맞아 최근에 고등학생들이 놀러 오는 게 신기했는데 레코드를 아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 레코드에 있는 노래도 다 알더라고요. 그게 되게 신기했어요. 무슨 외국어 고등학교 다니는 여자분 두 명이었는데 노래를 엄청 깊이있게 알고 있더라고요. 아마 다른 제가 고등학교 때도 그 위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러지 않았을까.
👀. 보통 LP가 카페보단 LP바가 더 많잖아요. 그런데 커피를 주로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톤 : 맞아요. 맞아요. 엘피바는 저녁에도 이제 술을 팔긴 하죠. 확실히 저녁에 오신 분들은 LP의 신경보다는 사실 술에 더 신경 쓰는 것 같은데 오히려 저는 노래를 좋아하니까 카페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처음에 오픈했을 때는 술도 팔고 커피도 팔아봤는데 확실히 카페 메뉴로 팔았을때 노래에 대한 피드백이 너무 좋고 반응도 있어요. 지금은 술 판매는 잠깐 멈춘상태지만 날이 풀리고 좋아지면 반응을 볼 생각이구요.
👀. 지금까지 오픈하고 운영하면서 창업 전에 생각했던 점이랑 좀 달랐던 점이나 힘들었던 점은 없으셨나요?
톤 : 제가 상권 분석이라는 것은 처음이다 보니까 그런 걸 안 해서 제가 이제 여기 손님층이나 손님들이 얼마나 있을지를 생각을 안 하고 운영을 해도 여기를 오픈했을 때 사람들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평일에는 진짜 동네 상권이다 보니까 거의 제가 놀고 있더라고요. 지금은 이제 조금씩 조금씩 오시는데 처음엔 진짜 주말에만 사람이 많고 평일에는 한가하니까 내가 생각했던 거랑 다르구나.(웃음) 상권 분석은 하나도 안 한 상태로 시작하다 보니까 정말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 그래도 오히려 이 골목길에 생뚱맞게 가게가 있으니까 더 돋보이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톤 : 맞아요. 맞아요. 그 얘기를 되게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동네에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저는 여기 동네분들만 온 줄 알았는데 건너 건너 오시는 거나 얘기 듣고 여기 뭐 이런 거 생겼다라는 거 듣고 왔다라길래 신기했죠.
톤 : 또 이 동네에는 이런 분위기가 여기밖에 없어서 저랑 비슷한 이런 카페가 아니어도 옷집이나 악세사리 샵이나 그런 게 있으면 같이 이렇게 막 좀 어울리고 싶어요. 협업이나 막 이렇게 같이 물품 들고 와서 여기서 막 팔거나 플리마켓 같이요.
👀. 인터뷰가 거의 마무리 되어가는데 올해의
목표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
톤 : 올해 목표는 그냥 이제 평일에도 사람이 붐비게 하자!
소소해도 지금은 이제 천천히 그게 좀 보이는 것 같긴 한데 그런 분위기를 좀 만들고 싶어요. 봄 여름에 그래서 기대 중이에요. 봄 여름에는 조금 더 손님이 있을 것 같아요. 날씨가 좀 풀리면 저도 기대 중이에요.
👀, 그렇다면 나에게 도전이란?
저에게 도전이란 끊임없는 거죠. 끊임없는. 저는 계속 그런 걸 좋아해서 애초에 계속 해볼 거예요. 실패해도!
👀. 그럼 이 톤 LP가 신길동이나 영등포 안에서 어떤 공간이 됐으면 하는지 목표가 있으신가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계속 여기가 이곳 여기밖에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계속 생각은 해요. 막 옆에 먹을 거 있으면 먹을 거 먹고 여기 올 텐데 그런 생각은 하는데 그러다가도 그냥 여기만 이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독보적인 느낌으로 유일한 공간. 그래서 이 동네에서만큼은 그런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뭔가 서로서로 이렇게 생겨서 잘 되면 좋은데 또 한편으로는 다들 여기를 되게 이렇게 띄워주니까 이 동네에서는 사실 이곳 밖에 없으니까 띄워주니까 그런 부분도 남았으면 좋겠고 약간 욕심이죠.
👀. 마지막으로 나에게 영등포란?
톤 : 네.. 제가 여기 동네는 아직 진짜 잘 모르고 그리고 영등포는 아직 하나도 몰라서 이걸 어떻게 꾸며야 될까(웃음) 동네도 상관없이 그냥 이 동네랑 내가, LP 카페가 있는 톤 LP가 있어서 저에겐 정말 도전적인 공간이지 않나. 도전적인 장소가 영등포인 것 같은 느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에 와서 시작하다 보니까. 또 가뜩이나 이제 강원도에 있다가 20년 7~8년을 강원도에 있다가 여기 와서 이제 해보려고 하니까 확실히 어렵더라고요.
톤 : 여기 오기 전 영등포에 대한 이미지라고 한다면 영등포구 하면은 뭔가 저는 약간 수산시장 같은 느낌이었어요. 강원도에 있을 때 서울에 한 번도 안 가봤기 때문에. 근데 생각보다 여기 동네는 약간 그나마 좀 이렇게 좀 한가한 것 같은데 다른 데는 되게 서울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여기가 더 저한테는 약간 더 도전적인 장소이지 않나 싶어요. 사람들이 여기 오실 때마다 이런 곳에 왜 이런 게 있나 하고 엄청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오히려 저는 그런 게 더 좋은 게 약간 도전적인 거 좋아해서 그래 한번 해보자 그런 상태로 지금 임하고 있지 않습니다.
톤 : 그래서 나에게 영등포란? 정말 너무 너무 도전? 무모하지만 도전적인 곳. 그런 느낌이 너무 강해서 저도 영등포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 사람이라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에디터의 톤LP Digging Point!
인터뷰 내내 긍정적이고 유쾌한 에너지로 즐거웠던 톤LP 대표님과의 인터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망설이고 있다면 톤LP에 가서 용기를 얻고 오는 것은 어떨까요?
톤LP에서의 인터뷰는 이곳에 톤LP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길동에 갈 이유가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에디터 PICK! 신길동 Digging place!
📍아승지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신길로 176
"사찰음식 감성 모르면 들어와라!"
톤LP에서 내려와 육교를 건너 옛 사러가 슈퍼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다보면 사찰음식 전문점 아승지가 있습니다.
아승지는 사찰음식 전문점이자 비건베이커리로 점심과 저녁 모두 한상메뉴 예약제로 운영되는 공간입니다.
사찰음식이나 비건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곳으로 식사 역시도 수행의 일부라는 불교의 가르침답게 정갈한 사찰음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승지의 비건베이커리도 종종 조기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으니 전화문의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