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래동 : 공장/공방/작가가 함께하는 공간

2023. 9. 5.

유어디깅플레이스 뉴스레터 #1 2023. 9. 6

<유어디깅플레이스>는 로컬 공간을 활용한 창업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 1호는 영등포구 술술센터(문래예술종합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어요.

영등포를 사랑하는 에디터들이 가장 먼저 탐방한 동네는 바로 '문래'입니다. 철공소와 공방, 술집이 공생하고 있는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공간. 이 공간에서 오랜 시간 공방을 운영하고 계신 '일럼'의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 향기 치유 공간 일럼

/ 문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 공방과 대표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향기 치유 공간 일럼의 대표 박기련입니다. 일럼은 아로마테라피에 기반한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제작하거나, 수업을 진행하는 공간이에요. 공방을 찾는 분들이 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면서 그 시간 자체로 힐링했으면 해요.

👀 공방을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저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에서 9년 정도 근무하면서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회사에서 원하는 콘텐츠와 현장에서 원하는 콘텐츠 간의 간극이 있었어요. 현장에서 원하는 교육이 가능한 저만의 공간을 운영하고 싶어서 공방을 창업하게 되었어요.

👀 공방을 오픈하시고 시간이 꽤 흘렀는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세요?

👉 요즘 아로마테라피 클래스를 많이 진행하는데요. 그 수업은 마음을 케어하는 수업이거든요.

보통 고민이 있거나 마음이 어려운 분들이 클래스를 많이 찾아오시는데, 수업에 만족하셨던 분들이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자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하시면서 다시 방문해 주시면 제일 보람되고 특별히 기억에 많이 남죠.

(아로마테라피 클래스가 ‘나만의 향'을 찾고 ‘마음'과 연결시키는 수업인 것 같았어요.)

네. 단순히 좋아하는 향을 만든다기보다는 ‘솔루션'을 찾아드리는 거에요. 그러다 보니 수업 한 시간 중에 50분 정도는 대화를 나눠요. 고객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스트레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나누고요. 그걸 해소할 수 있는 향들을 권장해서 블렌딩해 드립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들여다보는 게 클래스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죠.

👀 원래 이 공방은 어떤 장소였나요?

👉 공장이었어요. 천장에서 돌 떨어지고 바닥 패어있고 그랬던 공장이요. 인테리어도 직접 했는데, 일 특성상 수납할 것들이 많아서, 그 당시 폐업하는 한의원에서 수납장을 구해와서 도색만 새로 했어요.

👀 영등포구, 그 중 문래에서 창업을 하게 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 문래동에 작업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특히 처음 공방을 오픈할 즈음에는 이 골목에 큰 상업시설은 없고 공방 몇 군데만 있었는데, 제가 조용한 공간을 가장 좋아해서 이곳에서 처음 창업을 하게 됐었죠. 사람이 없고 조용한 곳이라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어요.

👀 근처 공방들과도 자주 교류하시는 것 같아요.

👉 네. 여기가 문래동 14번지라서 “문래14”라는 사적 모임을 만들었고, 이 공간에 있는 공방의 대표님들과 교류하고 친목도 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문래동의 예술가, 공장과 공방 사장님들 간의 관계에서 교두보 역할을 해주고 계시는 작가님들이나 단체들이 많이 있어서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 공방을 운영해 보시면서 느꼈던 문래동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 처음 오픈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문래의 분위기나 방문해 주시는 고객들이 달라진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산책 나오는 주민도 많았고, 문화 활동에 관심 많은 연령대의 고객분들이 많이 찾아줬어요.

그때 고객들과는 가족처럼 지내기도 하고 교류하면서 지낸 것 같은데 코로나를 기점으로 젊은 고객분들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죠. 지금은 대부분 20대 고객분들이 방문해 주시는 것 같아요.

👀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네, 초창기에 비해 문래동의 임대료가 굉장히 비싸졌어요. 인기 있는 곳은 웨이팅도 많고 매출도 좋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거기다 이 일대가 최근 급변하고 있어서 기존에 문래동을 사랑하고, 동네를 지키던 분들의 고민도 많아지고 있어요. 사실 일럼이라는 이름 자체도 ‘문래(mullae)’의 영문 철자를 거꾸로 한 거거든요. 그만큼 문래를 사랑해서, 동네의 특색이 오랫동안 잘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마지막으로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 문래는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이슈가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영등포구에 재미있는 공간들이 많아요. 오프라인 공간을 창업한다면 영등포구청이나, 영등포 시장처럼 임대료가 저렴하면서 공간을 활용하기 좋은 곳들이 많아요. 영등포구에서 예술이나 로컬라이징 분야에 대한 지원 사업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서, 관련된 분야의 창업을 원한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또 다양한 네트워크가 있어요. 영등포구청에는 당산골, 또 선유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커뮤니티도 있고, 문래동에도 비슷한 커뮤니티가 있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정보도 얻고 교류해서 향후 창업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답니다.

📍 문래 술술센터 : 술(術) 좀 아는 청년 모두 모여라

문래동 힙플레이스 찾아다니다가 골목길에서 길 잃어버린 경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주목! 독특한 건물 외관으로 절대 길 잃어버릴 염려 없는 술술센터에서 시원하게 쉬었다 가볼까요?

술술센터는 문래동에 위치한 예술-기술 융복합 거점센터입니다. 오래된 철공소와 작가들이 모인 동네인 ‘문래동’. 예‘술’인, 기‘술’인들이 어우러진 문래동에 위치한 "술술센터"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곳입니다. 상업시설을 리모델링한 공간인데, 독특한 'ㅅ'자 모양 지붕 덕분에 술술센터의 이름과도 찰떡궁합이에요.

👀 그럼 각 층별로 술술센터를 둘러볼까요?

지하 1층의 술술갤러리는 예술-기술 협력공간으로 그 결과물을 전시하거나 문래창작촌 활동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전시가 있을 때면 무료 관람이 가능합니다. 술술센터 1층은 커뮤니티 스페이스로 로비에 비치된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이용하거나 창작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술술센터의 2층부터 4층까지는 오픈라운지, 미팅룸, 술술홀이 위치해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대관도 가능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술술센터는 예술 및 기술 융복합 창작에 관심있는 개인 및 단체에 창작지원금을 비롯한 전시공간(술술갤러리), 전시홍보를 지원하고 있으며 술술반상회, 술술파트너스등을 통한 예술 기술 융복합을 위한 네트워킹 모임을 후원하고 있습니다.